아래는 신경림 시인의 "산에대하여"라는 시입니다.
산이라고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.
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.
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
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즈막히 엎드려 있고
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
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
부러운 듯 사람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.
그리고는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
순하디순한 길이 되어 주기도 하고
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에게 짐즛
따뜻한 숨을 자리가 돼주기도 한다.
그래서 낮은 산은 내 이웃이던
간난이네 안방 왕골자리처럼 때에 절고
그 누더기 이불처럼 지린내가 배지만
눈개비나무 찰피나무며 모싯대 개숙에 덮여
곤줄박이 개개비 휘파람새 노랫소리를
듣는 기쁨은 낮은 산만이 안다.
사람들이 서로 미워서 잡아죽일 듯
이빨을 갈고 손톱을 세우다가도
칡넝쿨처럼 감기고 어울어지는
사람사는 재미는 낮은 산만이 안다.
사람이 다 크고 잘난 것이 아니듯
다 외치며 우뚝 서있는 것이 아니듯
산이라고 해서 모두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.
모두 흰구름을 겨드랑이에 끼고
어깨로 바람 맞받아치며 사는 것이 아니다.
가슴에 남는것이있어 산을좋아하는
사람들에게 들려드릴까 올렸습니다.
2007.3.30.16 : 55. 좋 은 친 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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